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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부터 소금강까지 ~ 오대산국립공원 2015.06.07

이예경 2015. 6. 11. 11:58

노인봉부터 소금강까지 ~ 오대산국립공원 2015.06.07

 

 아침 7시반에 교대역9번 출구앞에서 떠난 버스가 강원도 진고개 정상휴게소에 10시반에 도착하였다

메르스 때문에 혹시 사람들이 적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은 기우였다. 여러팀의 등산객들이 와글벅적 모여있다

 

우리의 여정은 예정이 6시간 걸린다고 한다. 나는 70대 초반 14명을 따라간다

진고개휴게소- 노인봉산장- 노인봉- 낙영폭포- 광폭포- 삼폭포- 백운대-

만물상- 선녀탕- 구룡폭포- 식당암- 금강사- 연화담 십자소- 청학산장- 주차장, 매표소

 

 

과천 청계산에만 다니던 내가 오랜만에 큰산에 오니 역시 초입부터 스케일이 큰게 느껴진다

여기서 노인봉 정상까지는 4키로.... 1시간 거리라고 한다. 거기서 모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탁트인 시원한 평원... The hills are alive with the Sound of Mu~sic ~ ~ ~ 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런 숲길 계속 걷다가 갑자기 커다란 바위산이 나타났다. 여기가 노인봉 정상, 해발 1338 m 랜다

산꼭대기에만 나무가 없어 훌렁 벗겨진 노인의 머리같다고 노인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노인봉 정상에는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반대편에는 한자로 노인봉이라 쓰여있다

 

 

노인봉 정상에서 내려오려면 가파른 바위를 조심스럽게 좀 내려와야한다

 

 

노인봉에서 가파른 바위를 조금 내려오면 갑자기 그늘진 숲이 나오며 

도시락을 먹는 등산객들로 붐벼서 자리찾기에 힘들 정도였다

여기는 산행시간이 길어서 반드시 도시락, 물, 간식을 챙겨 가야한다

우리 일행이 일어날것같이 보이자 부산에서 왔다는 다른 일행들이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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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에서 소금강입구 주차장까지 하산하는데 너댓시간동안 걸어야 한단다

다행히 내려가는 길이라해서 겁없이 따라왔는데 잘한건지 모르겠다

 

내려가는 길에는 가파른 층계가 이어지고 가도가도 끝이없다

짝짓기가 끝났는지 새소리도 별로 안들리지만

오랜만에 녹음 속을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낙영폭포가 나타났다 

등산객들은 발에서 열이 난다며 등산화를 벗어부치고 텀벙 뛰어든다

 

여기서 윗쪽으로도 같은 규모의 폭포가 붙어 있는데 함께 낙영폭포라고 불리운단다

 

 요즘 가물어서 물커텐으로 뒤덮혀 있을 자리에 새파란 이끼가 닥지닥지 붙어있다

그래도 상류인지라 물이 마르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발의 열기도 식혔겠다 좔좔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하신하는 기분이 썩 괜찮다

마음 같애선 물깊은 곳마다 텀벙 뛰어들어 물장난하고 싶은데

 5시반까지 주차장에 도착 예정이라 서둘러야 한댄다

 

이런 맑고 시원한 물을 그냥 두고 지나가려니 아까워죽겠다

언젠가 다시오면 느긋하게 맘대로 쉬었다 가면 좋겠다

산아래로 내려갈수록 물이 많이 고여있다.

극심하게 가물은 요즘 웬만한 시내는 거의 말라붙었다지만

좔좔 소리 계속 들으며 시원하니 이정도로 반갑다

 

 

백운대라고 불리는 곳

 

물속의 까망점들은 올챙이떼가 놀고있는 모습이다. 아주 통통하게 크고 잘 움직였다

어떤이가 그물로 건져서 매운탕 끓여먹는 얘길 하지않나, 집에가서 개구리로 키운다고 하는 사람까지...

여기가 백운대라 불리는 곳인데 바위가 하얗고 물이 깊고 넓었다

 

이렇게 커다란 바위가 나무막대기를 의지하고 있는듯 만화같은 모습

 

 

넓직한 바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잔뜩 앉고 눕고 다리를 쉬고 있다

노인봉에서 2시간이상 걸어내려왔는데 주차장까지는 아직도 절반이 남았다고 한다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다

 

 

 

태항산의 일부같이 아주 높은 커다란 바위봉우리가 장엄미가 있다

 

 

 

 

 

 

 

 

 

 

 

 

 

 

 

 

 

여기까지 오니 4시. 10시반부터 하루 왼종일 걸었다

발가락은 마비되고 발바닥에선 열이 나고 무릎은 삐거덕 삐거덕

패잔병이 이럴까.... 피난민들이 이랬을까.....

 

아무리 하산길이라지만 내리막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르막 돌길을 가다가 냇물을 건너고 때로는 길인지 뭔지

자신없이 가다보면 층계가 나와서 길인가 한다

걸어도 걸어도 입구가 보이지 않고 계속 산중이고 계곡이고....

일행은 보이지도 않으니 다 놓쳤고 터덜터덜 ...

 

그래도 걷고 또 걷는다. 대절버스를 같이 타고 가야하니까

나때문에 남들이 맥놓고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까 

발이 아파도 무릎이 아파도 뛰지는 못할망정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사람들 단체를 따라온게 후회가 된다.

 

일행이 없었다면 저 아래 계곡에 내려가 발도 담그고

놀멘놀멘 즐기며 느긋하게 마음 편하게 지낼수 있었을걸...ㅉ ㅉ

별생각을 다하면서 터덜터덜 사진도 안찍고 계속 내려왔다

 

그러다보니 금강사 절도 보이고 옹달샘 약수가 졸졸 흐르는 곳에 왔다

표주박으로 약수를 즐기고 벤치에 앉으니 살 것 같다

기분전환이 되어 감각도 없는 발이지만 열심히 달래서 걸었다

조금더 내려오니 사람들 소리...음식점들도 보인다

시계를 보니 6시반... 노인봉에서 여기까지 8시간 걸린거다....

 

일행들이 파전에 막걸리로 목을 추기고 막 일어나고 있었다

다행이 폐 안끼치고 같이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보다 20분이나 더 늦게 꼴찌로 도착한 사람이 있어

버스에서 일행이 기다리는 불만을 그 사람 혼자 다 뒤집어썼다 

내가 조금 늦은건 입방아를 피할 수 있었다

 

저녁먹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길고긴 하루였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뿌리쪽에 직경 1.5센치의 물집이 통통하게 잡혀있었다

발가락이 열불이 나고 발바닥이 저릿저릿 이불을 덮을 수가 없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다리 근육이 뭉쳐선지 잘 걸어지지가 않았다

어기적어기적 걸으며 사흘간 집에서만 딩굴다가

근육을 풀려고 다시 청계산. 2시간 등산을 다녀왔다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체중이 1키로가 줄은 것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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