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파인베르크의대 아프카리안 교수팀은 만성 요통을 가지고 있던 기간이 20~40년인 사람 26을 선발해 각각 같은 기간 동안 요통이 없었던 사람과 뇌 용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만성요통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뇌의 부피가 정상 그룹(559㎤ 전후)에 비해 평균 30㎤ 정도(528㎤ 전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특히 전두엽 등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또한 통증의 강도가 크고 통증 기간이 길수록 뇌 용적 감소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확실한 메카니즘은 설명할 수 없지만, 통증이 신경을 타고 올라가 뇌 세포 주변 조직에 비정상적 반응을 일으키면서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줄어들면 신경 전달을 담당하는 물질의 분비량과 교환량이 감소해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요통뿐 아니라 다른 만성통증도 뇌에 비슷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만성통증이 내분비 장애, 면역기능 감소,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그러나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통증이 있더라도 통증 시작 6개월~1년 사이인 비교적 초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뇌 용적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일반적인 진통소염제로는 좋아지지 않는다. 염증이 아닌 수술 또는 외상에 의한 신경 손상이대부분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