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붙이는 편지
김선화
산골마을 돌던 집배원 총각은
우리 언니 볼 발그레할 때
‘창말’ 사는 내 친구 언니랑
연분을 맺었다
자전거에 동여맸던 큰 가방 속엔
그들의 붉은 사연도 들어있었던가 보다
나도 가끔씩은
우표 붙이는 편지를 받고 싶다
그 맘, 필적에 녹아든 흔적을 받아
담요에 코를 대는 어린아이처럼
킁킁 냄새 맞고 싶다
그러다 이따금씩
가슴 바닥까지 적어 넣어
우표
딱
붙이고 싶다. (2005. 2.)
*2009. 8. 경기일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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