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마음

노인과 아기

이예경 2009. 8. 3. 15:02

시엄니가 노인 복지관에서 귀가하셔서 덥다고 짜증을 내신다

노인 복지관에서는 온종일 시원하다 못해 추워서 긴팔을 입고 있어야하고

종일 시원하게 지내는데 집에만 오면 더워 죽겠다고 하신다

옷을 보니 긴팔티셔츠를 입으셨다

 

어머니 우선 긴팔옷부터 반팔로 갈아입으세요

이건 여름 세타쟎니

긴팔옷을 입으시면 한여름 복중인데 당연히 덥지요

.......

 

어머니는 노인복지관에서 장애인 주간보호실을 다니고 계시다

월중 행사도 많지만 주중에도 프로그람이 다채롭다

월요일에는 수지침 요가 쑥뜸

화요일엔 미술치료 물리치료 공기압 맛사지

수욜엔 구연동화, 원예치료, 체력검사, 쑥뜸

목욜엔 아인슈타인교실, 물리치료, 칼라믹스, 민요교실

금욜엔 음악치료 요가 공기압맛사지 종이접기

 

그리고 수시로 손맛사지 발맛사지에 얼굴 맛사지를 주 1회 받는다

시중의 유명 강사도 오고 유치원이나 직장에서 공연도 자주 온다

중식 간식 제공은 물론이고.....

거기 가시는게 너무나 행복하다고 즐거워하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곳 운영하려면 식비 직워봉급에 강사료까지 굉장할텐데

노인 의료보험 덕분에 나는 25% 만 부담하니 견딜만 하다

노인들이 행복하게 보낼수 있는건 너무나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노인 인구가 30% 이상 되는 때가 멀지 않다는데

국가적으로 노인에게 너무 과용하는거 아닌지 은근히 염려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출생률은 1.2% 라 해서 깜짝 놀랬다

둘이서 하나밖에 안낳으니 새싹 인구가 차츰 줄어들것 이랜다

이게 국가적으로 되는 이야기인가 모르겠다

 

내딸은 73년 생인데 6세 딸이 하나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키우느라 ㅁ매우 분주하게 지낸다

첫아이는 시댁에서 딸네 이웃으로 이사오셔서 3년간 책임지고 돌보아주셨다

두해 전까지만 해도 둘째아기를 가져보려고 했지만

육아문제 이전에 진급 문제, 직장이 멀다는 문제.....여러가지 상황이 어려워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는 포기한 것 같다

피곤하고 힘든 상황을 뻔히 알고 내가 봐줄것도 아니면서

계속 애낳아라 애낳아라 하기가 머쓱해졌다

 

노인과 아기 양쪽을 보면서 내가 드는 생각은

나라에서 노인에게 쓰는 돈의 반 만이라도 젊은 가임여성과 어린애 쪽에 쓴다면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다

어린애들이 자라는데 너무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가임여성들은 너무나 힘들어 아기 갖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실정이다

이게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인가....어이없는 일인가....

나랏돈을 노인들이 너무나 많이 써버린다는 생각...

 

남편과 이런 걸 화제로 이야기 하다가 내가 이렇게 말했다

요즘 딸네 회사 건물이 분당에서 서초동으로 이사를 한다는데

그래서 딸네도 분당에서 서초동이나 다른데로 이사할 생각을 한다는데

회사 옆이냐 시댁 옆이냐 친정집 옆이냐 셋중에서 택할 생각이라하니

 

만약 우리동네로 이사오게 된다면 6세 손녀아이를 봐준다고 이야기 할까해요

그리고 둘째아기를 낳으면 봐준다고 이야기를 할까해요

딸을 위해서도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필요한 일이쟎아요

 

애기 봐주려면 3년은 외출을 맘대로 못할꺼고 제약을 받겠지만

애기들은 커가니까 3년만 참고 살지요

아참! 그런데 까투리모임 못가게 되는게 제일 안타까운 일이네....

 

그랬더니 남편이 하는 말....

까투리 모임 가는 날엔 내가 봐줄께~ 나도 도와야지

 

아이고...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남편이 자기 딸을 위해서라면 그렇게도 변할 수 있는 건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닥치면 못할 것도 없다

 

배영재, 한경자....모두 손주를 봐주느라 애쓰는 할머니들

친구들아 ....우리의 호프......훌륭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