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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복원 - 생태하천으로 변모 과정과 현재모습

이예경 2020. 3. 4. 01:17

국내 생태 하천 복원 성공 사례 

양재천(서울 강남구) 어류 20여종·조류 41종 서식… 

자연형 하천복원 모델 국제신문 김용호 기자 kyh73@kookje.co.kr  |  

입력 : 2012-11-14 20:53:00  |  

본지 22면 서울 강남구 지하철 학여울역 인근 양재천에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 1990년대 초반 악취 진동 5급수 

- 강남구 민관 협조로 1, 2급수 개선 

- 부들·꽃창포 등 식물군집 18종 

- 모심기·얼음썰매 등 자연체험도 


 서울 양재천은 우리나라 자연형 하천복원 사업의 첫 모델이자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복원이 시작되기 전 5급수에도 미치지 못하던 수질에서 여름철 물놀이가 가능하고 20종 이상의 어류가 서식하며 심지어 하천 인근에서 너구리까지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서 내려 미도아파트 입구를 지나 양재천에 도착했다. 하천둑을 따라 걷다 영동6교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해질녘이어서인지 산책나온 주민들이 많았다. 돌다리 위에서 바라본 양 재천은 시골의 어느 개울처럼 보였다. 단풍이 든 가로수에다 자연형으로 복원된 양재천은 그곳이 서울 도심의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했다. 특히 강남구청은 일부 구간을 '낙엽의 거리'로 정해 자전거의 통행을 금 지하고, 산책로로만 이용하도록 제한하고 있었다. 둑 중간허리에는 자전거만 다니는 전용도로가 있다. 


 ■민관의 협조에 신기술 시험까지 

 양재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에서 발원해 경기도 과천시 와 서울 서초구, 강남구 등을 흐른다. 

1963년께 둑을 완벽에 가까운 하수 우수 분류시스템과 새로운 생태복 원 기법으로 되살아난 양재천. 쌓고 호안공사 위주로 정비됐다. 

1970년대 개포토지 구획정리사업과 함께 하천이 직선화되면서 콘크리트 제방 축조 등이 이뤄졌다. 그 결과 


1995년께 양재천은 악취가 진동하고 생태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양재 천의 BOD는 평균 15㎎/ℓ로 5급수 수준이었다. 강남구는 전문가 자문회의와 주민공청회를 거쳐 약 360억 원을 투자해 양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키 로 결정했다. 일각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었으나 강남 구는 '자연이 살아야 인간이 산다'며 계획을 밀고 나갔 다. 사업은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전반기인 제1기 는 하천공원화사업으로 1998년까지 수질정화와 하천 정비에 중점을 뒀다. 이후 

2002년까지 계속된 2기 사업에서는 하천 둔지에 대한 녹화 및 저습지 조성 등 자연형하천복원사업이 진행됐다. 양재천 복원과정에서 강남구는 새로운 신기술의 적용 및 실험을 거듭했다. 자갈을 이용한 역간접촉산화 방식 은 1996년 당시로써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었다. 자연상태의 하천에서 일어나는 침전 흡착 분해 등의 자정작용을 인위적으로 극대화시켰다. 미생물 활동을 통해 오염물질을 물과 탄산가스로 변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하천 수질정화시설의 기술적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 7월에는 역간접촉산화방식 수질정화의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직접 나섰고, 그해 12월 새로 운 개념의 자연형 저수로 호안공법을 개발해 하천현장에 적용했다. 이 방식은 특허까지 출원했다. 


■하천으로 도시를 복원하다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복원 이후 양재천은 복원 전과 확연하게 다른 생태계를 보여주고 있다. 

식생호안을 조 성하면서 함께 심은 갈대나 물억새 달뿌리풀 갯버들 등이 싹을 틔워 군락을 이루는가 하면, 여러 자생 식물들 이 나타났다. 천변 습지를 조성한 지역에는 부들이나 꽃창포 등이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 양 재천에는 모두 18개 유형의 식물군집이 나타났는데 구간에 따라 갈대군집 여뀌군집 등이 4~9개씩 분포하고 있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양재천에서 볼 수 있는 조류는 총 41종으로 탄천 합류부 일대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다. 물 총새 꼬마물떼새 개개비 중대백로 흰뺨검둥오리 등은 물론이고,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와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도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어류다. 복원사업 전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찾아볼 수 없던 양재천에는 1998년에 는 잉어 붕어 등 7종의 어류가 관찰된 이후 현재 20종 이상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재천이 이처럼 생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시민들의 참여가 컸다. 사업의 결정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을 뿐 아니라 사업과정 중에도 쓰레기 청소나 위해식물, 외래식물 제거 등에 주민들의 자발 적인 참여가 있었다. 양재천은 이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봄이면 양재천가에 조성된 논에 모심기를 하고, 여름에는 아이들이 수영을 즐긴다. 겨울 양재천은 얼음썰매장으로 변한다. 양재천은 평일에도 평균 1만 여 명의 주민들이 찾는다. 


■인공시설은 가능한 없앤다 

 서울 강남구청 김석래 양재천관리팀장은 "총 복원 비용이 170억 원가량 들어갔는데 공사비 이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의 하천복원 모델이 된 것은 물론이고 서울 청계천 복원 역시 양재천에서 자극받 은 측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재천 복원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시민들이 혜택을 많이 봤다. 또 서울시 한 가운데 환경친화적인 쉼터가 생겼다는 것이 삶의 질에 영향을 많이 줄 것"이라며 "지난달에는 양재천 논에 가수 싸이를 닮은 허수아 비를 세웠는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인근의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즐기고 있다. 

 김 팀장은 "현재 양재천 수질은 평균 2급수, 지점에 따라서는 1급수로 측정되기도 한다"면서 "양재천 상류 일 부에서 하수가 유입되기도 하지만 분류식 하수관이 거의 완성됐기 때문에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수질정화센터도 생태 복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쯤에는 여름철 물놀이장도 아 예 철거할 계획이다. 양재천에는 인공물을 두지 말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 청계천 - 콘크리트 시공 '인공수로' 논란, 미세먼지 농도 감소 등 효과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물론 환경적인 측면에서다. 먼저 청계천은 '복원'된 게 아 니라 '시공'됐다는 주장이다. 생태와는 거리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이런 박한 평가를 듣는다. 일각에서는 청계 천에 대해 하천이 아니라 '인공수로'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콘크리트로만 덧칠했다는 비판이 아직 도 가시지 않고 있다. 


 ■복원이냐 시공이냐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5번 출구로 나가면 청계천의 시작점과 가깝다. 고층 빌딩 사이로 청계천이 시작되는 분수대가 있다. 주변으로 카페가 즐비하고, 외국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청계천의 첫 다리인 모전교까지는 그냥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다. 하천이라기보다 인공수로라는 표현이 적확하다. '거대한 포석정'이란 지적도 영 틀린 말은 아니다. 조금 더 내려가 광교 부근에 이르면 삭막함이 덜하다. 하천가에 식물이 자라고 있다. 물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하천 바닥이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유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2003년 7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진행됐다. 약 3670억 원의 비용을 투입됐으며, 서울 광 화문에서 성동구 신답동의 중랑천까지 5.8㎞ 구간에 있던 고가다리를 걷어내고 물이 흐르도록 한 사업이다. 


 ■물길 여니 바람길도 뚫렸다 

 원래 청계천은 건천이었다.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한 강에서 끌어온다. 하루 약 12만 t을 흘리는데, 잠실대 교 부근의 자양취수장과 뚝도정수장에서 고도처리된 9만8000t이 들어오고 나머지 2만2000t은 서울시 지하철 역의 지하수가 공급된다. 정수장에서 청계천까지는 10㎞가 넘는 거리로, 대형모터를 가동하는데 8억7000만 원이 든다. 인건비를 포함하면 청계천 관리에 연간 18억여 원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발행한 '청계천백서'에 따르면 청계천에 물이 흐르면서 주변 기온이 최대 10~13%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여름 평년 낮기온이 30도라면 청계천 주변은 3.4도 낮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고가도로 철거로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원 전후의 바람길 변화분석을 보면 청계천4가의 평균 풍속은 최소 2.2%, 최대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계천8가는 최대 7.8% 평균풍속이 빨라졌다. 이는 오염물질이 도심 가운데 정체되지 않고 빠르게 빠져나가 공기의 질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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