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생후반전도 꽤 지낼만하다

이예경 2017. 4. 21. 00:37

까투리 무용단에서는 4월에 정원요양원 위문공연을 다녀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까투리무용단은  54회 동기들중 무용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동아리이다

정원요양원은 파주에 있으며 이대약대에서 후원하는 규모가 큰 1등급 요양원이다

프로그램이 다양한 중에 까투리무용단이 출연한 부분을 주로 사진에 담았다



화선무






















이야기 한마당



꽃이될래요












공연은 실수없이 잘 끝났다. 모두가 무대체질인가보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나 열심히 연습한걸 알기에 친구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친구좋아 친목모임 위주라 생각하고 덜렁덜렁 따라다니다가 깜짝 놀랠 때가 많다


누구라 할것 없이 모두가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이다


 


평소에는 수더분한 할머니들이지만, 공연을 앞두고는 경끼 특유의 준비성으로,


주2회 온종일 만나 도시락을 먹으면서 연습에 연습을 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히기 위함이지만, 속.으.로.는 ~ ~ ~,.


여럿이 하는 활동에 혹시라도 혼자 틀린 동작이 나와


친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는 절절한 마음을 숨기고 있다.


 


공연 당일 아침에는 특히나 분주하다. 전날에 싸둔 무용가방을 다시 열어보고


무용복에 속바지와 버선에 각종 소품들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다시한번 확인하고


머리를 어떻게 무용복에 맞춰 스타일을 만들지 고심한다.


짧은 머리에 뒤로 쪽머리를 붙이자니 무스 젤 스프레이 그리고 수많은 실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문스타일리스트를 부르면 5만원을 내고 해야하지만 큰무대 아니면 자작으로 하고있다


 


평소에 안해보던 색채화장도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


눈섶도 평소보다 진하게 그리고 양쪽이 짝짝이가 되지않게하느라 거울을 보고 또본다


눈화장... 그것이 문제로다.


눈이 작은 나는 대충하면 무대위에서는 눈이 거의 안보이니 제법 신경이 쓰인다.


입술화장도 물론 찐-하게 해놓고보면 평소의 나는 어디로가고 무대 무용수가 나를 쳐다본다


그러다보면 약속시간이 어느새 다가와 아침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않는다


서둘러 가보면 일찍와서 수고해주는 친구가 꼭 있어 미안하고 고맙다


 


어느정도 모이면 그곳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지켜보는 단장과 부단장의 미소가득한 표정속에 숨은 눈초리는 매섭기 그지없게 느껴진다.


열심히 하느라고 해도 마지막 수정을 받아야한다


연습장소와 무대의 크기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마무리하는 말은 언제나


걱정말고 "즐기면서 웃으며 공연하자" 이다


 


점심을 같이 먹으며 잠시 긴장을 풀고나면 분장의 시간이다


화장은 열심히 해도 결국 다시 한번 마무리를 손보아야 좋고


무용복을 갈아입을때도 맵시있게 보이려고 거울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에게 "나 어때?, 보기에 어색하지않아? 괜찮아? 묻고 또묻고 ㅎ ㅎ


서로들 친구들에게 조언하며 "이뻐요 , 쵝-오에요"를 연발한다




사진과 화장을 담당한 나는 매번 감탄을 하는데


친구들이 너나없이 모두 너무나 매력적으로 생겼다는 것이다.


물론 평소에 자주 보는 친구들이니 때때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경이롭다


조물주는 어느 얼굴에도 차별없이 매력을 숨겨 놓으셨다는 것을 깊이 알았다


 


육순에 시작해서 칠순이 지나도록 지난 십년간 크고 작은 무대 공연을 제법 해왔다


지금 생각하니 처음에는 멋모르고 겁도없이 조명아래서 추었던 어설픈 춤들이었지만


춤에 대한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지 싶다


그래도 웃고 떠들며 경상도, 경기도, 전라도를 넘나들며 열심히 춤을 추었기에


어느새 지나간 십년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다




공연을 앞두면 크고 작고를 떠나서 긴장되고 가슴이 설레인다


우리가 차림부터 행동까지 완전 변신을 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 부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면 "인생후반전"도 꽤 지낼만하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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