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노인들의 투표성향

이예경 2014. 6. 5. 11:27

아침에 노인복지관 상담실로 출근하니 투표 얘기로 희비 쌍곡선이다
찍은 사람들이 거의 다 당선되었는지 절반을 건졌는지 얼굴에 다 써있다

전교조 교육감이 8명이나 당선되었으니 기가 막히다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는가하면
어떤이는 찍은 사람들이 전원 당선되었다며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기분좋아 노래방 예약하러 왔다고 싱글벙글이다

뭐가 좋을것 같냐고 구체적으로 말해보라하니
이젠 토요일에도 복지관에서 식사할 수 있고 식비도 다시 1천원으로 내릴거라고
당선인이 공약을 실천할거 아니냐고 경사났다고 한다

여기 노인복지관의 경우 새해부터 복지예산이 30%가 깎이는 바람에
지난 12년간 1천원하던 점심값이 새해부터 2천원으로 올랐고
월~토요일까지 식당이 열리던 것이 월~금요일까지만 열게 되었고
년회비 1만원만 내면 60개 강좌를 골라골라 모두 공짜로 수강해오던 것을
일부 경쟁이 심한 몇개 강좌의 경우 월 5천원씩 회비를 받기 시작했다

이점에 대해 이런저런 불평과 항의가 많았는데 노인들의 표를 의식한 시장 후보들이
당선되면 1천원으로 환원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던 것이다
복지관 직원들은 새해부터는 토욜근무가 없어져서 일이 줄었다고 만세를 불렀는데
시장공약 실천을 위해 앞으로는 일을 더해야할 판이다

한편으로는 예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내년에도 30% 삭감이 예정되있는데 새로 당선된 시장이 어디서 돈마련을 할것인가
과연 가능한 일인지 저으기 의심이 된다는 부분이 공감을 주기도 한다

지난 3주간 노인복지관 정문앞이고 식당 앞이니 마당에는
도지사 시장 시의원등 선거운동원들이 진을 치고 인사를 하고 명함을 나누어 주었다
매일 그앞을 지나서 다녀야하니 무슨 돗대기 시장같이 시끌벅적 복잡하였다

2주전부터는 후보들이 심심찮게 줄서서 활짝웃으며 악수를 하고
"잘하겠습니다" " 식사비 1천원으로 환원하겠습니다"를 외쳐댔다
물론 처음부터 그말을 한 것은 아닌데 중간에 공약이 수정된것 같다.
 
노인들이 그들을 붙잡고 하소연을 하며 그렇게 해주면 찍어주겠다고
모두들 입을 모아 당면문제를 말한 때문인것 같다
보통때에도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그렇게 귀를 잘 기울여 줄건지는 알수없지만
하여튼 노인들마다 식사비 1천원 환원 기대에 들떠있다 
 
돈을 버는 젊은 사람들은 영국병같은 증세가 나타나기전에
복지예산을 차츰 줄여가야한다고 성토를 하는데
모두들 제 코앞 문제에 매달려서 살고 있다
 
후보자들은 일단 당선이 목표이니 그럴수밖에 없었을것이다
이세상 돌아가는게 모두 밥그릇 전쟁이고
동물의 왕국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투표가 끝났으니 그들이 다시 노인복지관을 찾을 일은 별로 없을것이다
공약대로 복지예산을 늘이면 노인들이 기뻐할 것이고   
실천이 안되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나쁠것도 없고
생각하기 나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