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를 집에서 키운지는 꽤나 오래 되었지만
귀동냥으로 들은대로 매일 드려다보며 그런대로 잘 키워왔습니다만
마침 화훼강습이 있다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하였습니다
이론교육 3강, 실습교육 10강으로 이루어져있고
교육기간 한달 지나 역량 평가 후 수료식을 하고 심화교육 2강 후에
9월부터는 독거노인, 어린이집, 사무실 등에 화훼 자원봉사를 가게 된답니다
식물의 생리적 특성과 관리, 영양 및 병 해충 등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말도 못하고 조용하고 조그만 화초들이지만
순하고 까다롭고 여러가지 제각기 성질들이 있어
그에 맞춰줘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단한 존재임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집에 와서도 베란다의 화초들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분갈이를 해주고 비료도 주었더니 화초들이 좋아한답니다
무심히 지나치던 화초나 수목이 이제는 다르게 보입니다
공원을 지날때 나무들이 바람에 산들산들 움직이는 모습도
내게 손짓하며 말을 걸어오는듯 느껴집니다
요리 강습에 가면 요리실습 후에 요리를 먹고 오듯
화훼강습 후에는 꽃화분을 집으로 들고 오기도 하니 재미있어요
분갈이 해온 화분을 베란다에 놓고 보니 좋네요
그런데 원장님 말씀이 식물은 너무 편하면 꽃을 안피운대요
가장 힘들 때 꽃을 피우는 거라고 하네요......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존의 목적이 종족번식이라고
그에 맞춰 스케쥴대로 살아가는 것이라 하는군요
꽃을 보고 행복한 마음 갖던 내가 철없었나 싶고...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안깐힘을 쓰며 피워진 꽃에 대해 애잔한 마음이 들었어요
집이 너무 편하면 결혼할 생각 안하는 철없는 처녀총각 아이들...
집에서 형편이 어렵고 들볶이면 어서 결혼해서 나가야지 한다더니
사람이나 식물이나 배부르고 등 따시면 느긋해지나봅니다
현재에 만족하면 진도를 나갈 생각을 안하는게 본능일까요
화초를 가까이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 즐겁습니다
일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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