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적도 있었다
82세 여자분인데 건장하고 목소리도 크고 얼굴이 분노에 가득한 상태로 오셨다
" 글쎄 이런 법이 어디있어, 내가 팔을 다쳐 입원해 있다가 열흘만에 집에 가보니
내집은 남들이 차지하고 내 살림들은 몽땅 정리해 버렸고 내옷만 서너가지 남겨두었쟎아
딸이 와서 요양원을 서너군데 보여주고 어느 곳이 맘에 드느냐 하는데
고려장 같은 데가 맘에 드는 데가 있나
나혼자 잘 지내고 있었는데 그런데로 가야한다니 기가 막혀
그냥 딸네서 살아보니 그것고 아닌것 같고
그래서 방을 얻어달라 했더니 한달만에 동네에 지하에 있는 방을 얻어 줘서
살고 있는데 내살림은 다 버렸으니 냄비니 양푼이니 딸이 쓰던걸 가져와서 밥 해먹고 사는데....
나 아무래도 요양원에 가는게 낫겠어. 팔이 시원챦고 혼자 밥해먹기가 귀찮어
딸한테는 다시 말하기가 거북해서 복지관 상담실에 왔으니 요양원 좀 알아봐 줘
내가 집이 있어 월세 수입으로 55만원씩 받고 있으니 그거에 맞게 해줘 "
할머니께서 워낙 건강하시고 재산도 있는지라 국가적 도움은 받을 수 없어서
요양원을 알아보니 1,2,3,등급자는 매달 55만원, 등급외자는 140~180만원씩 내야하단다
현재 등급외자는 입소한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요양병원-노인전문 병원은 등급, 등급외자가 가격이 똑같으며
6인실의 경우 매달 80만원(경기도)~150만원(서울)이니 비싸서 안되고
노인의 집으로 가정같이 3~6명이 모여 같이 밥해서 드시며
같이 생활하는 곳을 알아봐 드렸더니 좋다고 하셨다
두세군데를 알려 드렸는데 딸에게 말해서 가본 후 결정하겠다고 한다
딸의 편에서 이야기를 안 들어봤기 때문에 진상은 확실히 모르겠지만
딸이 악독해서 어머니를 근거없이 요양원을 권한 것은 아닐 것이고
자기 어머니인 만큼 뭔가 사정이 여러가지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내게 자기 입장에 좋은 것으로만 말했을 수 있다.
하여튼 가슴 아픈 일이다
서로가 다른 욕구를 주장하다보면 부딪치게 될 수 밖에 없다
대화를 해서 서로가 상대방의 욕구를 알고 웬만큼은 수용해야
결말이 날 것이다
늙는 다는 것은 져야만 되는 싸움판일까
건강도 기억력도 차츰 나빠지고 결국에는 누워지내게 되어
혼자서는 살기 어려워질 노인들이지만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하고
그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그들의 편이 되어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들어주고
내가 가진 것을 쪼개어 베풀면서 산다면
지혜와 돈을 젊은이들에게 투자한다면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산다면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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