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대추 한 알 - 장석주

이예경 2009. 9. 29. 10:16

 

대추 한 알
- 장 석 주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명 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끼리 모여 산다 -조병화  (0) 2009.10.31
과거로의 여행  (0) 2009.10.21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신달자 에세이   (0) 2009.09.09
열 애 / 신달자  (0) 2009.09.09
봄길 - 정호승   (0) 200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