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봄길 - 정호승

이예경 2009. 8. 30. 06:07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당 사이의 모든 꽃잎들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