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연극 "품바"를 보고...

이예경 2009. 7. 9. 11:44

2년만에 돌아온 ‘품바’ 7일부터 <펌/한겨레신문>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허어 품바가 잘도 논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누더기 차림에 찌그러진 깡통, 벙거지를 눌러 쓴 각설이가 걸쭉한 입담과 타령으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품바>(연출 서상규)가 2년만에 무대에 돌아온다.

극단 가가의회와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7월7일부터 대학로 상상아트홀에서 폐막일을 정하지 않은 ‘오픈 런’으로 <품바>를 공연한다.

<품바>는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전국을 떠돌며 살다간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의 인생역정을 1인 14역과 각설이 타령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는 한국판 모노드라마. 지난 1981년 고 김시라의 원작과 연출로 그의 고향 전남 무안군 일로면 일로 공회당에서 정규수씨가 1대 품바를 맡아 초연되었다. 그뒤로 2003년까지 4500회 이상 공연되었으며, 15대 품바 손성윤까지 정승호 박동과 김기창 최종원 김호정 박해미 박철민 등 걸출한 배우들과 다섯 명의 고수를 배출했다.

이번 무대에는 1240여회로 최다 출연기록을 가진 데다 연극적 해석에 강한 3대 품바 박동과(52)씨와 날렵한 춤사위로 1000여회 이상 공연했던 7대 품바 김기창(43)씨가 번갈아 역을 맡아 2대 고수 김태형(44)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품바>는 초연 때 광주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정신을 담았듯이 그때그때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사설과 타령이 조금씩 바뀌지만 이번 공연에는 민주화와 노동, 인권, 통일의식 등과 함께 총기난사 사건, 정치인의 골프장 맥주병 사건, 각종 이권 관련 비리 등 최근의 정치세태를 반영해 관객들과 소통을 꾀한다. 또한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로 잘 알려진 ‘해방가’를 비롯해 ‘지축타령’, ‘개꼬리 타령’ 등 20개 이상의 구전민요와 각설이 타령, 걸쭉한 입담,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유쾌’ ‘통쾌’ ‘상쾌’한 웃음을 안긴다. (02)74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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