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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어머니, 이산가족 영상편지를 띠우며..

이예경 2020. 12. 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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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6 17:59
  • 조회 155

 8월 12일 수욜에 특별한 일로 친정에 다녀왔다
여러해전에 부모님께서 대한적십자사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신청을 하신 적이 있었다는데

이제야 연락이 온것이다.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시던 아버지께선 2년전에 돌아가셨는데...

고향을 떠나온지 70년... 우리집에 가끔씩 모여 고향얘기로 꽃피우던 고향분들은 거의다 돌아가셨는데 ...

그러나 어머님이 계시면 인터뷰를 원한다고 해서 자리가 이루어졌다
 
남북이산가족 영상편지팀은 2002년에 신설되어 15년간 계속되었는데

올해안으로 마무리하라는 계획에 따라 그동안 찬찬이 해오던 일을 년말까지 마쳐야한다는데

여태 해오던 일을 왜 마무리하려는지 모르겠다. 혹, 통일이 가까이왔나 하는 억측? 기대 만발이다. 
 
오전 11시에 적십자에서 와서 이것저것 30분이상 고향얘기묻더니 즉시 촬영을 시작했다.

간단한 자기소개로 시작해서 끝으로 이북가족에게 띠우는 편지를 읽는 것이란다 
 
92세 어머니는 두주먹 꽉 쥐시고 천천이 말씀을 시작했다.

고향추억,  보고싶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고향집구조와 주위환경, 동네를 떠날때 풍경,

헤어진이후 남한에서 살아온 이야기, 현재의 심경 등....  
 

고향...함경남도 정평군 ...을 떠나온지 70년이나 되셨는데
어릴적 기억을 너무나 선명하게 자세히 말씀하신다

외가집 식구들과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통일얘기들은 많이 하고 있던데...


처음엔 좀 긴장하신것 같더니 금새 적응하셔서 92세 노인답지않게  때론 어나운서같이

때론 배우 뺨치는 감성으로 어찌나 잘하시는지 촬영기사와 딸들이 다 놀랬다.

절실한 마음이면 평소기질보다는 무대기질이 나오는 것 같다 
 
편지를 읽는 대목에선 시낭송을 하시듯 감성이들어가 눈시울이 젖어든다.

고향생각하며 새벽2시까지 편지 쓰시느라 잠을 설쳤고 목이 메이셨다고 한다. 

나도 어머니 연세가 되었을때 저렇게 카랑카랑하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촬영한 작품을 어디다 쓰냐하면 이북에 보내서 이산가족 연결해

상봉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일부자료는 적십자에서 소장하게되며

우리에게는 시디로 구워서 보내준단다.  
 
촬영을 장장 2시간동안 했으니... 어머니와 나는 점심후 얘기하다가

너무 나른해져서 안방에 나란히 누워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니의 생생한 고향얘기는 언제나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자나깨나 그리워하던 고향..... 강산이 7번이나 바뀔 때까지

한번도 소원을 이루지 못하시고 마냥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항상 되뇌이는 말씀은

"나 통일될 그날까지 꼭 살아서 고향땅을 밟아볼꺼야.

부모님 묘소에 흙이라도 뿌려 드려야 하지 않겠니"

하신다

 http://youtu.be/dGVB21iFOgQ

  • 이선배2015.09.07 21:57

    훌륭하신 부모님의 첫 딸인 예경이는 항상 아픈 친구를  잘 고쳐주고 고충도 잘 들어 주고 이야기꺼리도 많고 가족들이야기도 무궁무진하지요 바쁜 가운데 어머니와 동생들 그리고 자녀들도 잘 보살피는 것을 보면 현명하고도 참 부지런한 친구로 본 받고 싶어요.

  • 김방실2015.08.29 23:14

    예경아 사정상 이제야 여기 들어와보니  너의 유익하고 재미있는 가족여행기들, 그리고 옛날 모습 그대로의 어머니의 모습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리고 내 아버지 고향 함남 정평이 떠서 얼마나 놀랐는지. 난 중국땅에서 태어났지만.  또 전에 네가 띄웠던 황산/장가계의 감동을 내년 4월 재상봉에 나도 맞춰보려고. 첫 딸을 선두로 딸부자 어머니께서 복이 많으셔서 온 가족 행복한 모습이 나에게도 전해온다.    

  • 김광배2015.08.25 23:09

    엄마들은 다훌륭하시지만,더 아주많이,그래서따님의글만 쫒아다니는 저

  • 김양순2015.08.21 09:20

    예경선배님~
    훌륭하신 어머님 정성과 사랑에 보답이 오길 기대합니다
    선배님 온 가정사 보고 들으면 항상 웃음과 사랑이 가득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 이예경2015.08.18 22:28

    ** 관심과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
    평소에 건강하신 편이었는데 어머님께서 만80세 되셨을때 건강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되어 4기라며 급하다고 수술 권유 받았어요  

    당시에 주위분들이 나이 80세에 그냥살지 힘들게 수술까지 할필요있느냐 했지만. 
    어머님의 통일 염원으로 수술을 결심하셨고, 수술후에는 항암치료까지 하셨고 
    1년간 힘들게 지내셨지만 죽기전에 개인전을 해야한다고 자료를 손에서 놓지않으셨지요

    다행이 회복이 되셔서 82세에 인사동에서 채색화 개인전을 하셨고 계속 그림을 
    그리며 지내시며 꿈에도 소원은 통일, 통일이여 오라 ~ 노래를 하십니다 
    수술은 하시길 잘하신거 같아요 이젠 배가 안아프시니까요

  • 김옥자2015.08.18 19:25

    지금에야 들어와 유투브를 보았어요.
    미술가이신 예경어머님을 2년전인가 전시회에서 작품앞에 서계신 모습을 기억하는데
    정말 정정하시고 고우시던데 ...
    기억도,말씀도 또렷이하시네요.
    꼭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 심미자2015.08.17 09:59

    예경이 아흔이 넘으신 어머님을 유투브에서 뵈니 
    어쩌면 그렇게 고우시고 활력이 넘치시는 모습 참 뵙기에 좋으네요
    그리운 어린시절을 평생을 못 잊으셨을 테고  
    또 분단의 슬픔을 직접 겪으신 분이시네요  
    어머니의 소망이 이루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 02015.08.17 01:59

    youtube에 갔다 왔습니다.
    자당어른께서 매우 정정하십니다.
    92세 연세로는 도저히 뵈올 수 없는 활기 넘치는 모습이십니다.
    통일이 평화로히 속히 되어서 고향 그림움에 대한 念願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이예경 후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