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무슨 일이?

과천에서 청계산 옥녀봉을 넘어가면

이예경 2020. 9. 13. 15:58

서울대공원 후문쪽에서 산으로 오르면 말로만 듣던 그 옥녀봉이 나온다해서 김밥을 싸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35년 과천살이 한 사람이 그 유명한 옥녀봉도 못가본게 가끔씩 궁금하기도 했구요

운동삼아 매일 옥녀봉을 찍고 온다는 분도 여럿을 만났거든요

 

옥녀봉을 오르기위해 길을 알아보니 삼포마을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는데

저는 대공원역 2번 출구에서 내려 서울대공원 후문 주차장에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초행길이지만 다녀온 분들의 이야기라던가 지도공부를 예습하였기에 자신있게 가보려고 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식당(전에는 호수정이란 식당이었던 )앞에서 좌회전 합니다
생활공원이라는 팻말을 확인하고 올라갑니다
서울랜드후문주차장 쪽으로 가도 되고 직진해서 산길을 따라갑니다
지나가는 길에 시설물이 있지만 차도가 나올때까지 직진합니다
차도가 나왔네요. 이걸 건너서 산길로 접어듭니다
살짝 가파르게 보이지만 이길이 맞습니다. 올라가세요
길은 외길 그냥 쭈욱 가면 됩니다. 가는길에 등산객을 볼때마다 옥녀봉가는길 맞는지 물어봤는데요. 그들은 모두 이렇게 조언을 하네요. 길이 험하니 무리는 하지말라고,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서 땀깨나 흘린다고, 가파른 언덕길을 갈 수 있겠느냐고요. 자기들은 가면서 말입니다.
파란 철망이 쳐져있고 갈래길인데요. 직진하면 옥녀봉, 오른쪽으로 가면 폭포가 나옵니다. 우린 직진입니다. 올라가다가 등산객을 심심챦게 만났는데, 가파른 길이 나오니 조심하라고 친절하게 일러주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길래 그런가 호기심이 무럭무럭 피어납니다.
옥녀봉 1km, 삼포마을 650m 서울랜드1.2km 지점입니다. 철망길은 끝났고, 우리는 옥녀봉 직진이구요
듣던대로 깔딱고개 오르막이 시작입니다. 땀이 쭉 납니다만 견딜만합니다
깔딱고개 구간이 지나니 지대가 높기는 해도 길이 쉬워졌습니다
지대가 높아지니 왼쪽에 관악산, 63빌딩도 보이고 가운데 남산, 저멀리 까마득하지만 북한산도 보입니다. 전망이 좋네요. 깔딱고개는 더이상 없는가봅니다. 전망 좋고 시원한 등성이 길이 걷기에 기분도 좋아집니다.
옥녀봉이 코앞인데 갑자기 서초구와 과천의 경계선이라고 나타납니다.  
옥녀봉 정상 쉼터에 바람이 선들선들 부는데 모두들 하염없이 편안히 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어 나도 안심입니다
옥녀봉 정상에 헬기장도 있어요. 여기서 청계산 매봉까지 2200m, 원터골쉼터 850m, 화물터미널 2640m 랍니다. 정상에선 써라운드로 전망을 즐길 수 있어 웃음이 절로 납니다. 벤치에 앉아 간식도 꺼내먹고 사진도 찍고 여유를 즐깁니다. 내려다보는 기분 짱! 입니다.

 

옥녀봉은 일명 청룡산이라하여 아주 먼 옛날에 푸른 용이 산허리를 뚫고나와 승천했다는 전설에 기인했다고 하나, 그보다는 관악산을 백호산이라 부른데 반하여 청계산이 좌청룡에 해당한다는 풍수설에 연유. 여기에 옥녀봉은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 이 이름이 붙었다 한다.
관악산은 역시나 웅장합니다. 산들이 겹겹이 골짜기가 보이고 낯익은 스카이라인이 멋집니다.
옥녀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대공원 청계저수지가 코앞에 펼쳐지고 과천의 아파트들이 한눈에 모두 들어옵니다. 
우면산과 렛츠런파크(경마장) 삼포마을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우면산 뒷쪽으로 여의도63빌딩,과 큰 건물들, 남산이 보이고 서울이 한눈에 다 보이는군요. 옥녀봉 써라운드 전망이 대단합니다
안내팻말을보니 과천쪽으로 가는 것보다 원터골로 내려가면 850m라 훨씬 가깝네요. 그래서 산을 넘어 원터골로 내려가기로 했어요
내려가는 길은 길이 넓고 편안해서 산길 기분이 안날 정도로 걷기에 좋았습니다
길 따라 조금 내려가니 산 중턱에 "원터골쉼터"가 나왔는데요. 쉼터의 크기가 엄청 넓어서 여기를 지나는 사람이 엄청 많겠구나 싶네요
쉼터의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운동기구니 벤치니 몇백명이 와도 자리가 모자라지 않을 정도네요
소망탑도 있구요. 저도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었습니다
약수터라는데 지붕이 튼튼하고 규모가 커서 좀 놀랬어요. 그런데 크고 새빨간 글씨로 음용금지라 해서 피식 웃음이 났네요. 멋지게 지어놓기만 하면 뭐합니까. 물관리가 안되서 마실 수도 없는 약수라니요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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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원터골쉼터까지 850m, 쉼터에서 원터골 입구까지는 1,100m를 더 내려가야하네요.
 원터골쉼터에서 원터11
쉼터에서 원터골 입구까지는 1,100m라지만 쉼터에서 흐르는 약수가 골짜기를 흐르며 물이 많아져요. 우리가 걷는 내내 옆에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졸~졸~ 흐르다가, 좔~좔~  숲속 새들 소리와 합쳐 합창소리로 리드미컬하게 들립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도를 보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짚어가며 길 공부 복습을 해봅니다. 과천에서 산넘어 서울까지 온 게 자랑스럽네요 ㅎ ㅎ
청계산공원 원터골초소로 내려와서 전철과 버스를 타고 무사히 귀가하였습니다.

과천의 서울대공원에서 옥녀봉을 넘어 서울 원터골로 내려왔다 생각하니 뭐라도 해낸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실 별로 오래걸리지도 않았고, 길이 꼬불꼬불하거나 크게 험한 것도 아니라, 헤메지않고 제대로 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숲속을 걷고 시냇가를 걸으며 기분이 좋아지니 누구라도 걸어볼만 하기에 길안내를 올려드렸습니다.

칠십 노인이 해본거니까 여러분들은 거뜬하게 잘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