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완성효과
열중하던 것을 도중에 멈추게 되면 정신적 강박이 형성되고 미련이 남아 뇌리에 박히게 되는 심리 현상
쉽게 말하면 어떤것을 마무리 짓지 못하였을 때 아쉬움에 대한 심리적 감정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러시아의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의 이름을 딴 것이다.
완결된 행동보다 미완결된 행동이 더 잘 기억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자이가르닉 효과의 원천은 긴장이다. 책을 재미있게 읽다가 일이 생겨 도중에 읽지 못하게 되면 다시 책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내용이 연결될 수 있도록 그 전 내용을 기억이 놓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긴장의 끈은 내용을 이어주고 나서도 역할을 계속 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긴장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의 자이가르닉 효과의 대표적인 예로는 드라마를 들 수 있다. 한참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던중에 중요한 장면에서 끝나게 되는데 이때 시청자들은 완성되지 않은 드라마 장면을 보면서 이를 완성해야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다음 장면을 위해 마지막 장면을 더 잘 기억하게 된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경제용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효과를 활용하여 다양한 티저 광고나 마키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1927년 오트스리아 빈의 한 카페. 어떤 여성이 서빙하는 웨이터를 지켜봅니다. 이 웨이터, 종이에 적는 것도 아닌데 여러 손님의 주문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서빙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바쁜 와중에 하나도 잊지 않는 웨이터를 신기하게 여긴 여성이 계산을 마친 뒤 그 웨이터에게 누가 어떤 음식을 주문했는지 다시 말해 볼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웨이터는 크게 당황하며 계산이 끝난 마당에 그걸 왜 기억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 여성이 바로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이었습니다. 자이가르닉은 이 경험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실험을 하나 고안했습니다. 그녀는 실험 참가자 164명을 A와 B의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각각 간단한 과제를 내 주었는데, 과제는 시 쓰기, 규칙에 따라 구슬 꿰기, 연산하기 등 15~22개로 이를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실험의 핵심은 A그룹이 과제를 수행할 때는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고, B그룹은 도중에 중단시키거나, 하던 일을 일단 놔두고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했다는 겁니다. 과제를 마친 뒤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해야 했을 때 B그룹의 실험 참가자들이 A그룹보다 무려 두 배 정도 더 많이 기억을 해 냈습니다. 한편, 그들이 기억해 낸 과제 중 68%는 중간에 그만둔 과제였고, 완수한 과제는 고작 32%밖에 기억해 내지 못했답니다. 마치 카페의 웨이터가 계산을 끝낸, 한마디로 볼 장 본 손님의 주문은 더 이상 기억하지 못했듯이 말입니다.
목표를 이루는 원동력이 되는 자이가르닉 효과
자이가르닉은 이처럼 끝마치지 못한 일이 있으면 우리가 심리적으로 긴장하게 되고 줄곧 남아 있는 일에 미련을 두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심리 현상을 그녀의 이름을 따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던 일을 마저 완성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면 긴장은 풀리고, 기억에서는 잊힌다고 합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아주 흔하게 자이가르닉 효과를 경험합니다. 시험에서 못 푼 문제, 이루지 못한 첫사랑, 클라이맥스일 때 끝나 버린 드라마, 작심삼일이 되어 가고 있는 새해 계획들…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면 아쉬우면서도 뭔가 찜찜합니다. 사실, 이런 찜찜함은 우리에게 행동하도록 부추겨 목표를 이루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는 새해가 되면 온갖 건전한 계획이 총출동한 ‘오늘의 할 일’ 목록을 만들곤 하죠. 오전 7시 외국어 수강을 시작으로, 퇴근 뒤의 시간도 깨알 같이 쪼개 업무 관련 스펙 쌓기, 운동, 독서 등등 적어 내려간 게 완벽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너무 많은 목표 중 몇 가지는 차일피일 미뤄집니다. 이때 어디서부터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자이가르닉 효과는 일단 시작한 일을 끝내도록 부추기기에,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가능으로 이끌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마무리가 있어야 한다
한편,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도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업의 파트너로 삼고 싶거나, 혹은 사귀어 보고 싶은 이성이 있어 상대방에게 어필해야 할 때, 용건을 한 번에 다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말은 다음에 하겠다며 여운을 남기는 거죠. 마치 TV 드라마가 ‘다음 이 시간’을 기약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을 사로잡기가 쉬운데, 이 역시 상대방에게 있는 자이가르닉 효과가 당신에게 듣지 못한 말을 마저 듣고 싶다고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조선의 제22대 임금 정조 대왕은 그의 어록에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마무리가 있어야 한다. (나는) 심지어 글씨를 쓰거나 오락하는 것까지도 시작만 있고 끝마무리가 없던 적이 없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정조 대왕에게도 자이가르닉 효과가 삶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걸까요? ^^
지금쯤이면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한 일들의 중간 평가가 이뤄질 때입니다. 또다시 ‘작심삼일’이 되었다면 내 안의 자이가르닉 효과를 일깨워 심기일전(心機一轉)하는 건 어떨까요?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데서 오는 기쁨과 행복한 마음을 한번 맛본다면 다음번 목표는 자이가르닉 효과의 도움 없이도 훌륭하게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자이가르닉 효과를 벗어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자이가르닉 효과를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리시우핑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원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80명을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겪은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를 적어보도록 한 후에 한 그룹에는 그 글을 제출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는 봉투에 넣어 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제출한 그룹에 비해 봉인을 한 그룹이 아픈 기억을 좀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봉인하는 행동이 심리적 차원에서 과거의 문제에 마침표를 찍고 새 출발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선언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일을 시작했으면 가급적 마무리를 짓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그 일이 머리에 남아 다른 일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런데 만약 도중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럴 때는 "이것으로 이 일은 끝이야!"라고 선언하고 적절한 종결 의식을 행하라. 그래야 그 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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