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앞에 앉아있으려니 뺨에 가끔씩 땀방울이 맺혔다가 어깨로 뚝! 떨어진다
맴맴~ 쓰르람쓰르람~ 쎄엘쎌쎄엘쎌~~~~창밖에서는 온갖 종류의 매미들이 합창을 한다
밖에 나가면 불볕더위.....지나가는 사람 얼굴을 보니 스프레이라도 몇 번 한 것 같이 땀범벅이다
이런날 8월 3일에 41년전 나는 결혼식을 올렸다니 ....
1971년 여름이었지
그날도 매우 더웠어 사진에 보면 턱에 땀이 방울방울 맺혀있었으니까
그 더운데 미용실에선 에어컨이 있어서 몰랐는데 예식장엔 에어컨이 없었고 커다란 선풍기만 왱왱 돌아갔지
그때도 미니스커트가 유행이었으니 당시와 요즘이 비숫한게 많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가기로 했는데
시아버지가 돈아낄려고 못가게 했던거 같아
결국 워커힐호텔에서 하루 자고 팔판동에 왔지
그런데 그 복중에 엄마가 방에 불을 때서 솜이불을 덮고 자도록 해놔서
방이 절절 끓고 땀이 물흐르듯 해서 나 너무 더워서 죽는지 알았어
엄마가 왜 그리 상식없이 했는지 지금도 너무나 이해가 안간단다
양쪽집의 장녀와 장남인고로 부모님들의 시행착오 속에 철모르는 우리만 힘들었고
당시에 신혼여행 못간거와 무더위속의 절절끓는 방을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난다
시댁에서는 아들이 한달 후에 미국에 갈 것인데 신부가 있을 방이 마땅치 않으니
처가집에서 한달 살다가 미국가는게 좋겠다고 해서 그러는가 했는데
갑자기 시아버지가 변덕을 부려 시댁으로 들어오라는 거야
화장품만 싸가지고 오라했지만 새색시가 그럴 수 없어서
가는 길에 가구점에 들러 갑자기 옷장을 마련해서 시댁으로 들어갔지
시댁에선 새색시 들인다고 아랫방에 세주었던 방을 빼고 새로 도배를 하고
마당 한쪽에 화장실도 새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시댁에는 시부모님 외에 시동생이 셋 있었는데
둘째는 대학4년생, 셋째는 육사1년, 막내는 고2였고 육사생은 기숙사에 살았다
그외로 일하는 처녀애가 2명 있었으니 합이 아홉식구였다
시누이는 전 해에 시집을 가서 갓난애도 있었다
시할머님은 87세 였는데 7남3녀를 두셨고 시아버님은 둘째이셨다
그러니 친척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툭하면 시댁에 손님으로 찾아왔고 나는 한복으로 갈아입고 큰절을 해야했는데
날씨가 더워서 그렇게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한달 살고서 신랑이 미국으로 떠났고
나는 영어학원이니 타자학원이니 양재학원이니 다니면서
신부수업겸 미국가는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