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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단심 민들레

이예경 2009. 7. 28. 09:19

많은 봄꽃들 가운데 우리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이 민들레꽃이다.
민들레는 민들레, 흰민들레, 서양민들레, 한라민들레 등으로 흔히 볼 수 있는데 그 중 우리 것이 아닌 것은 서양민들레이다.
우리 민들레와 서양민들레가 다른 점은 꽃의 색깔이나 잎의 모양은 대개 거의 비슷하지만 꽃을 받쳐주는 꽃받침잎이 다르다. 우리 민들레는 차분하고 질서 있게 꽃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지만 서양민들레는 꽃받침잎이 밑으로 젖혀져서 보기조차 흉직하게 되어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대중가요 노랫말에는 '일편단심 민들레야' 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 말은 우리 땅의 민들레는 절개가 굳은 식물로서 맘에 들지 않는 외국 것하고는 사랑도 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우리의 토종 민들레는 자기가 좋아하는 토종 민들레의 신랑감 꽃가루가 날아오지 않으면 절대로 받아드리지 않으며 일편단심으로 님을 그리다가 끝내 토종 민들레의 꽃가루가 날아오지 않으면 처녀임신을 하여 씨를 날려보내지만 결국 그 민들레의 씨는 발아되지 못한다. 달걀로 치자면 무정란이나 같은 것이다.
하지만 서양민들레는 토종이고 잡종이고 가리지 않고 모두 날아오는 대로 받아들여 씨를 만들어 날려보내며 또 그 씨가 거의 100% 발아가 되면서 우리의 토종 민들레는 차츰 그 개체수가 줄어드는 형편이다. 우리 민족의 삶과 닮은 토종 민들레의 모습 때문에 일편단심 민들레란 말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민들레는 사람으로 치자면 고집스러운 사람처럼 10개의 잎이 나온 것을 모두 잘라내면 즉시 11개의 잎을 만들어 내보낸다. 또 뿌리를 여러 토막으로 잘라서 땅에 뿌리면 모두 각자 새싹이 나오고 한 포기의 민들레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