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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칠순잔치라니....

이예경 2017. 9. 17. 00:55
아이들아
3월1일에 여러사람 초청하여
큰잔치를 해주겠다는 말이니? 
 
제발 그러지 마
평소대로 우리식구들끼리 조촐하게
식사하고 사진찍고 그런게좋아
외가식구들도 부를 필요 없다. 
 
소그룹이 좋지
대그룹 모이면 정신없어
대그룹은 회갑때 해봤쟈너
그때 한번으로 족해 
 
외가집식구들은
둘째 넷째 이모들이 미국에서
3월 중순 귀국예정이라하니
그때 할머니랑 자매들 편안하게
밀린 수다떨며 밥먹으면 그게 제일 편하단다. 해마다그렇게 했어
칠순이라고 다를거 없당. 
 
남들보니 칠순잔치 한다고
번자자하게 흔히들 크게 벌이더라만.
난 아냐! 
 
네 할머니칠순때 생각이 나는구나
당시에 나는 미국서온지 얼마안되어
여러가지로 안정이안되었고
작은아버지들도
신혼살림,  군인, 막내는 총각 
 
그런데도 할머니가 너무나 원하셔서
큰잔치와 큰선물을 해드리느라
버겁고 힘들었던 생각이 난다 
 
친지는물론 심지어는 아빠회사사람까지
이백명이 호화 중국식당에서 식사했고 
 
당시에 밍크코트에 투피스에 실크브라우스에 구두 핸드백까지 명동나가서 맞춰드리고...
비용이 엄청많이 들었어 
 
그러느라고 작은엄마들과 한달전부터 전화해서 티격태격 별소리다하고 돈모으느라 설득하느라 스트레스 받고 힘이 엄청들었지 
 
덕분에 할머니는 평생 쌓인 한이 다 날아갔대나. 그러케 끝난줄알았더니
그후론 밍크를 입고다니며 귀족행세...
그 뒷바라지 모두내가했어
원하시는대로 모두 해드렸지 
 
당시에는 시어른들은 모두 그러려니
당연하게생각, 모두 해드렸는데
내가 나이들고보니 어떻게 어른노릇을 그렇게밖에 하실수 없었을까
이해가 안되는게 많아 
 
트라우마냐고 너는 내게 말하는데
하여튼 크게 잔치하는거 난싫어
나도 생각많이해보고 정한거야 
 
얘야~ 정섭섭하면 자손들이
내게 편지나 카드 하나씩 써 줘.
글씨 사연 많이많이 적어서...
정, 쓸 말 없어 어려우면
성경말씀 두어줄 써도 좋아 
 
너한테처음 말하는건데
이거는정말 받고싶어,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