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외딴 골목길 - 황 인 숙
이 외딴 골목길 빗방울도 처마에 부딪혀 자주 발 딛지 못하는 곳
길이라기보다는 틈 낡은 장롱 같은 집들의 틈 그 틈, 더 좁아지지 않도록 시멘트로 다져놓았다

길인 듯 아닌 듯 숫기 없는 사람은 그 앞에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인기척 없는 집들의 인적 없는 이 외딴 골목길
스티로폼 상자와 고무 양동이 안에 나팔꽃 봉숭아가 피고 지던 흙이 굳어 있다

불 안 드는 빈방처럼 이, 어린애 같아 보이는 길 정작은 나이배기일 것 같은 길
시멘트가 빈틈없이 깔려 있는 그러나 이 야성적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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