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과거로의 여행

이예경 2009. 10. 21. 16:26

 

 

자동차 소리 요란하고

사람들이 떼지어 다니고

매미도 한꺼번에 창공을 울음으로

가득 채워 자지러지는

그런 도회지 한 가운데 앉아

 

내 나이 백년의 한 가운데에 이르러

나는 어린 시절의 그 한적함이 몹시도 그립다.

 

사람 사람 사람....

그러나

그리운 사람은 없는

그런 사람 사람 사람의 홍수 속에서,

 

귀를 울리는 소리 소리

소리들 속에

듣고 싶은 음성은 없는 그런 세상에서

 

나는

기억력에 의지하여 과거로의 여행을

기역 니은 디귿...글자들을 딛고

오붓이 혼자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