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시 산책
대추 한 알 - 장석주
이예경
2009. 9. 29. 10:16
대추 한 알
- 장 석 주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